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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해 시인 네 번째 시집 『가난한 아침』 출간

2018.01.16ㅣ배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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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해 시인 네 번째 시집 『가난한 아침』 출간
삶에 대한 인식과 존재에 대해 다시 성찰하는 계기


 

정경해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가난한 아침』을 출간했다.
정경해 시인은 시집 4권과 시산문집 1권 동화책 2권을 출간했으면 인천과 중앙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국민일보 신춘문예에 「신발」 최우수 당선과 인천문학상, 인성수필문학상을 받았다.
이번 네 번째 시집 『가난한 아침』에 실린 시들을 호병탁 평론가는 “시인 자신만의 독특한 어법으로 우리가 당연시하고 간과하고 있던 사물에 대한 감각을 생생하게 회복시키고, 삶에 대한 인식과 지각 또한 적극적 의미로 새롭게 갱신시키고 있으며, 그리하여 우리의 존재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병탁(시인, 문학평론가) 평론에서
시인은 이질적인 요소들에 적절한 수식어를 부여한다. 고양이는 쓰레기 더미를 기웃대고, 할머니는 노점에 앉아 채소를 판다. 할아버지는 출근길에 전철의 빈자리를 찾고, 아르바이트생은 편의점 계산대에서 졸고, 갈 곳 없는 화자는 이불 속에 누워있다. 서로 대조되는 ‘다양’한 요소들은 이 수식에 힘입어 갑자기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하고 ‘통일’되어 간다. 연결고리는 이 모든 것들이 ‘아침 시간’에 보게 되는 ‘슬픈 모습’이라는 점이다.
정확하고 규칙적으로 만들어진 ‘정원’과, 소나무·참나무가 멋대로 솟고 여기저기 잡초와 야생화도 섞인 ‘숲’이 있다. 우리는 이제 똑바로 모양을 잡은 나무와 색채까지 일정하게 맞추어 놓은 정원보다도 다양한 식물들이 저절로 자라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숲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숲은 역동적인 생명력이 있다. 생동감 있는 다양성이 있다. 그것은 ‘자라는 것’이지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형식’이다. 즉 형식은 생명이, 생명은 형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예술작품이 바로 이와 같다. 숲이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결합하여 완전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장엄한 아름다움을 발하는 것처럼 ‘다양 속의 통일’의 성취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진정한 예술의 목표가 된다.
 

정경해 시인은 “시집 『가난한 아침』 네 번째 시집을 출간하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글이든지 쉬운 것은 없지만 시는 쓸수록 참 어려워요. 저는 감동을 주는 시를 쓰고 싶은데 이번 『가난한 아침』에 실린 시가 몇 편이라도 그런 평을 받으면 감사하겠어요.”라며 특히 제 시가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가난한 아침」
정경해
 
햇살의 입술이 창문을 두드리는 아침이 슬플 때가 있다
 
힐끔힐끔 쓰레기 더미를 기웃거리는 길고양이의 아침이 슬프다. 노점에 앉아 채소를 파는 할머니의 새까만 손톱 밑의 아침이 슬프다. 출근길, 전철에 올라 빈자리를 찾는 노인의 등에 매달린 아침이 슬프다. 편의점 계산대 아르바이트생 시급만큼 졸음의 아침이 슬프다. 더 슬픈 것은 삼포자*가 되어 이불 속에 누워 갈 곳이 없는 나의 아침이다.
 
하지만 가장 슬픈 아침은 나를 바라보는 내 어머니의 아침이다.
 
* 삼포자: 취업, 연애, 결혼을 포기한다는 은어
 
 
장마
정경해
 
꾹꾹 눌렀던 마음 오열한다
 
참았던 울음,
펑펑 퍼 올려
눈물이란 이런 것이라고
뼛속까지 스민 속내 콸콸 쏟아낸다
 
아버지를 실은 운구차 어깨 위로
 
유월의 하늘,
둑이 무너졌다
 

「성자」
정경해
 
거리 위 성자 한 분,/ 지나가던 사람들/ 알맹이는 쏙 빼 먹고 껍데기만 주어도 고맙게 받는다∥비틀비틀 취객 다가와/ 꾸역꾸역 토한 육두문자 한 사발 두 손으로 공손히 받는다∥ 너덜너덜 인심 쓰듯 던져주는 것들/ 묵묵히 받으며 군소리 하나 없다∥사람-새끼 개-새끼 시도 때도 없는 세례에/ 등 마를 날 없는∥저기,/ 굽은 등 성자∥쓰레기통 앉아 있다.
 
배천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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