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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단>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2018.02.07ㅣ최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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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단>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시 감상>

지난해 11월 국회에서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었다. 청문회의 모두발언 중 이 후보자는 차분하게 시 한 편을 낭송했다.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시였다. 이 시는 참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어떤 상황, 어떤 현장에서 읽어도 깊은 울림과 감동을 안겨 준다.
회사의 간부회의에서 이 시가 낭송되었다면 회사 경영이 가난하고 소박한 서민들의 삶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고 이 시가 학교의 교직원회의에서 낭송되었다면 교육이 순하고 맘 좋고 인정 있고 슬기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 시를 낭송한 사람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이고 낭송된 장소가 국회였으니 좀 더 포괄적이고 다양한 내용으로 시는 전해진다. 법이 무엇이고 헌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헌법은 바로 순하고 인정 있고 슬기로운 보통사람들이 실천하며 사는 삶이 곧 헌법이 구현되는 현장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렇게 평범하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의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라고 이 시는 말하고 있다. 그들이 바로 헌법 재판관이고 세상의 모든 법조인이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정치가와 법조인과 시인이 무엇이 다를 것인가. 철학자와 종교인과 예술인이 다른 점이 무엇인가. 진실을 확인하고 확산하는 면에서 동일하지 않겠는가.
진실에서 감동은 우러난다. 진선미는 각자 자기의 영역을 따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실한 곳에 아름다움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는 곳에 선함도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는 겸허하게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인류의 고귀한 삶을 구현하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장 후보의 의중이 이 시엔 담겨 있다.
소박하고 슬기롭게 하루하루 생존을 이어가는 서민대중이야말로 바로 세상의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 아니겠는가. (시인 최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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