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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회 배다리 시낭송회 - 최진자 시인 초청

2019.01.27ㅣ신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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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남기고 사라진 문화의 발자취와
격동의 세월을 견디며 치열하게 산 사람들이 시로 부활하다
 
제125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1월 26 오후 2시 인천시 동구 금곡동에 위치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최진자 시인을 모시고 열렸다.
 
최진자 시인은 2017년 <미네르바>로 등단을 했고 시집으로는 <하얀불꽃>(2017) <신포동에 가면>(2018)을 발간했다.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서예추천작가이며 출판사에서 ‘집문당’ 기획실장, ‘서정시학’ 편집실장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책을 만드는 일을 해 왔다.
 
최진자 시인은 인천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고 이곳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서사가 있는 시를 쓰게 되었다고 인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 제목에서부터 지명을 드러내어 물리적인 공간에서 살다 간 사람들을 기억하고 시인의 추억 역시 맞물려서 우리에게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김진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교수)의 글은 최진자 시인의 시가 갖고 있는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 작품속에는 다양한 지명이 등장하고 이 장소에 얽힌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이야기된다. 이에 우리는 배다리, 도원동, 창영초등학교, 헌책방, 성냥공장, 방직공장, 제철소 등 개항과 근대를 환기하는 제도적이고, 물리적인 공간에 가득 찬 생선장사와 엄마의 인정, 자취생들의 우정, 푸근함과 그리움 등의 정서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시인은 장소를 살다간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 낸 사건을 그곳에 관한 기억과 촘촘히 연결시킴으로써 결국 장소와 기억의 주인공은 장소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임을, 따라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그리워하는 것은 물리적인 공간 자체가 아니가 그 시?공간을 살다간 사람들임을 강조한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기억을 떠 올리며 시를 낭송하면서 추억에 젖어들었고 공동체적인 경험은 시를 매개로 함께 나누는 따뜻한 시간으로 이어졌다.
 
126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2019년 2.25일(토) 2시에 장인수 시인을 모시고 열린다.

 
제물포
 
                           최진자
 
 
‘동방의 등불’이 반짝였다
잠에서 덜 깬 아기의 하품속에
서기(瑞氣)가 제물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달빛 따라 바닷물이 들락날락 하는 곳
1883년 국가의 관문이 강제로 열리고
열강들의 문물이 노도처럼 밀려왔다
 
대문 열리는 소리 하늘과 땅이 울려
새롭다는 것에 어리둥절하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
 
신비함과 거부감이 갯벌 물에 범벅이 되고
십 미터 간만의 차를 온몸으로 견디며
가슴은 만조의 높이로 튀어 오른다
 
버겁고 수고로운 몸 열강들을 다 받아내지 못하고
축항에 대를 몰리고 자취까지 사라져
전철역 학교 이름만 제물포라 남기고 안식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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