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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에요. 이 나이에 공부 다닙니다. 참 재밌습니다"

(201) 문해 할머니들의 편지

18-02-13 08:05ㅣ 김인자 (samob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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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똑~
반가운 소식이 왔다.

선생님~잘 지내셨지요?
저는 천안에 사는 정정윤입니다.
제가 올 3월 부터 문해 어르신들에게 선생님 책 '할머니는 1학년'을 가지고 근 8개월 동안 교재 삼아 읽고 써보기를 했답니다.
이제 내일이면 마무리하는 날인데요.
<할머니는 1학년>을 다 읽고 할머니들이 작가선생님께 편지쓰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 주소 좀 알고 싶은데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 해서요.

몇 년 전 천안에 있는 신부초등학교에 학부모 강연을 갔었다. 그 인연으로 만난 정정윤 선생님.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로 할머니들께 문해교육을 하는데 그림책을 읽어드리고 싶다며 내 책 중에 어떤 책을 읽어드리면 좋을까요? 하고 문자가 왔었다. 나는 <할머니는 1학년>을 추천해드렸고 그때 정윤 선생님은 한글을 모르시는 할머니들이신데 괜찮을까요? 하며 걱정을 하셨다. 그래서 나는 더 좋아하실거예요 하며 걱정말고 읽어드려보셔요 했었는데 할머니들이 굉장히 좋아하셨다는 연락이 왔었다. 그런데 이번엔 충남학생문화원에서 문해교육을 받으시는 할머니들이 정윤선생님 지도로 <할머니는 1학년>을 8개월 동안 읽고 쓰시며 한글공부를 하셨단다. 그림책으로 한글을 깨우친 할머니들이 작가에게 편지쓰기를 하신다니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 그림책으로 한글 공부를 하신 할머니들이 연필로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편지를 받고 보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기분, 할머니들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는 귀한 편지들. 할머니들은 이 한 장의 편지를 쓰시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셨을까? 좋지만 부담도 되셨겠다. 글자가 틀리면 어쩌나 또 얼마나 마음들을 졸이셨을까 생각하니 편지를 읽는 내내 나도 할머니들처럼 떨리고 긴장이 되었다.

책속 주인공 간난 할머니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교까지 가고 싶다는 서윤자 할머니, 내 책을 보고 있으니 용기가 난다는 원성고재 8길에 사신다는 양경자 할머니,어릴 때 배워야 머릿속에 기억이 잘 될텐데 지금은 잘 잊어버려서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하시는 이효순 할머니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편지.
글을 몰라 요양보호사할때 너무 힘들어서 지금은 요양보호사일을 그만두고 글자공부를 하신다는 김복순 할머니. <할머니는 1학년>을 읽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하는 김복순 할머니 편지글을 읽으며 "잘하셨어요, 할머니" 하고 꼭 안아드리고 싶었다.
한 자 한 자 배우는게 행복하고 내 그림책을 읽고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는 김득자 할머니,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하는 득자 할머니 끝 인삿말에 "저도 할머니 사랑해요." 하고 편지에 뽀뽀를 했다. 공부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많이 못했다시며 내년에는 꼭 더 많이 공부할거여요 하며 굳은 결의를 보여주신 이재우 할머니 다짐에는 물개박수를 쳐드렸다.
저는 77세에요. 이 나이에 공부를 배우러 다닙니다. 참 재밌습니다.하시며 내내 편안하고 건강하라고 써주신 노동연 할머니한테는 "참 잘했어여." 하고 동글뱅이 다섯 개 쳐드렸다.
작가 선생님 책을 읽고 공부를 더하고 싶어졌다는 이혜옥 할머니 편지는 자세히 들여다보니 처음 인삿말 부터 마지막 인삿말까지 글자가 계속 덜덜 떨고 있었다.






할머니들 편지를 읽으며 나는 궁리가 생겼다.
정윤 선생님은 할머니들이 답장을 기다리시는 눈치시니 대표로 당신에게 답장은 한 장만 써서 보내달라 하셨지만 할머니들 한 분 한 분께 답장을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들께 답장을 쓰다보니 그림책도 한 권씩 사인해서 선물로 드려야지하는 또 다른 궁리가 생겼다.
지금은 할머니들이 겨울방학중이니 새봄이 되면 책이랑 편지랑 들고 천안 할머니들 뵈러 가야겠다.
어서 빨리 봄이 되었으면 좋겠다.
꽃바람 타고 봄바람 타고 우리 천안 문해교실 할머니들에게 선물이 되어 슈웅 날아가게~~~
열심히 한글 공부하신 울 할무니들 꼭 안아드리리러 가야겠다, 새봄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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