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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취미중

(45) 악기연주라는 도전 - 장재영 / 공감미술치료센터 기획팀장

18-02-14 09:23ㅣ 장재영 (akira83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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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마 덕진아 요거 같이 한번 해보자. 왠지 재미날 것 같지않어? 해보자~ 응??”

때는 바야흐로 중등부 여름 수련회를 다녀온 직후,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이 막 사그라들기 시작하던 참이었다. 무대에서 찬양 반주를 하던 형들의 악기연주를 보고 한창 반해있던 나는 주보에 있던 악기팀 공고를 보고 친구를 살살 꼬드기기 시작했다.

“음... 악기연주 별로 관심 없는데.. 한번 생각해볼께.”
친구는 관심없는 듯 짧고 무심하게 말했지만 바로 다음날 집에 전화가 와서는
“난.. 기타할래. 우리 누나가 그러는데 기타 치는 사람이 인기가 젤 많데!” 하고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순간 나는 ‘아차.. 내가 먼저 기타한다고 할껄..’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친구가 먼저 한다고 했으니 두 번째로 끌렸던 드럼파트를 고르게 되었다.

한창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소년이었던 우리는 이렇게 다른 누군가에게 멋진 모습을 어필하고 싶었고 실제로는 스스로가 굉장히 소극적이고 숫기 없다는 생각이 들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시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선택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굉장히 잘했던 선택 중에 하나로도 기억되고 있다.
드럼이라는 악기를 배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한다는 것은 당시 굉장히 부끄럼쟁이였던 나에게는 정말 커다란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에는 많이 떨고 긴장하며 연주가 조금이라도 틀릴 경우엔 고개를 들지못할 정도로 부끄러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익숙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걸 느꼈다.
그렇게 3년~4년을 중·고등부의 드럼치는 교회 오빠로 활약하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앞에 나서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창시자이자 인간의 동기에 대해 연구하였던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수준의 욕구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생리적욕구, 안전과 보장에 대한 욕구, 소속감 및 사랑의 욕구, 자존감의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으며 욕구의 위계라는 것은 하위 수준의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상위 욕구로의 진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하위 욕구는 생존에 중요하지만 상위욕구는 생존에 치명적이지 않아 욕구충족을 지연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욕구의 충족은 커다란 자기실현의 느낌을 가져온다고 하였다.

물론 이런 욕구의 우선순위 이론은 실험적으로는 거의 지지를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의 이론은 아직까지 자신이 어떤 욕구와 동기에 따라 기능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유용한 모델로 입증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욕구를 따라 악기팀에 들어가게 되었을까?
그 당시 잘하는 것도 자신 있는 것도 없었던 나는 소속감 및 사랑의 욕구가 굉장히 강했던 것 같다. 내게 느끼는 부족감들은 더욱 나의 욕구를 증폭 시켰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악기 연주를 시작하면서부터 그 때 얻을 수 있었던 많은 관심과 인정은 바닥으로 떨어져있던 자존감을 올려주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팀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부터 스스로를 바라보던 관점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건강한 취미생활은 지금까지 횟수로만 20년째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무대에 올라갈 때 마다 느껴지는 전율은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인지 더욱 이 취미생활을 놓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평생 못 끊을지도. 



<좋아서하는 밴드 '24Frames' 신촌롤링스톤즈  공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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