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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_too, 그리고 우리의 직업윤리

[청년칼럼] 나보배 /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2학년

18-03-04 21:49ㅣ 나보배 (skqhq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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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여성대회, KBS 캡처>
 


인터넷 검색 상위권에 남성 이름이 오르는 날이면 또 누가 몹쓸 짓을 했는지부터 생각한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해시태그 #Me_too는 이제 단순한 문자를 넘어 범세계적 거대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여성 검사의 언론 인터뷰가 계기가 되어 문화예술계 그리고 종교와 학계, 정계, 기업까지 미투를 외치는 분노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업(業)에서 성범죄가 너무도 많다는 것이었다. 대표와 직원, 스승과 제자, 교인과 신자, 상사와 부하라는 업으로 인한 관계 속에서 범죄적 요인을 수도 없이 발생시켜왔다. 그리고 이 범죄들은 업무 외의 시간, 업무 밖 장소에서 조직의 결속을 위한 자리인 회식자리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 여성가족부가 2016년에 발표한 성희롱 실태조사에서 성희롱 발생장소로 회식자리가 44.6%, 직장 내가 42.9%였다고 한다. 그리고 성희롱 피해자 응답의 50.6%가 직상 상사였다고 한다. 과연 우리 사회에서 직업과 직장조직의 역할은 무엇일까? 노동과 생산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직장영역이 추태의 온상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조직의 상급자는 권위자여야 한다. 조직의 목적을 끊임없이 조직원들에 상기시키고 조직의 목표를 정해진 기한 내에 달성해야하기 때문이다. 상급자는 합리적인 권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조직운영에 대한 책임을 다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상급자라 불리는 사람은 부여받은 권위를 오남용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권위가 아닌 그릇된 욕망과 치부를 숨기기 위한 권위가 만연해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직업윤리가 심각하게 결여되어있다는 것이다. 조직의 결속을 위한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일삼고, 조직의 결속을 위해 피해자를 피의자로 둔갑시키는 그 권위는 조직의 결속이 아니라 조직의 와해를 재촉할 뿐이다.

 

성범죄에 대한 엄정 처벌로 끝나서는 안된다. 직업이라는 영역에서 반복되는 비합리적 상명하복 문화가 이번을 계기로 완전 종식되어야한다. 그리고 권위의 오남용으로 인해 절멸한 직업윤리를 되살리는 운동이 필요하다. “신사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 숲’의 한 문장처럼, 직업으로서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신사로서의 존경을 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게을리 하거나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지적하고 때론 단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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