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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도시 재생, 협동조합

[인천칼럼] 심형진 / 인천광역시협동조합협의회 회장

18-03-06 08:01ㅣ 심형진 (chung_h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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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1일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지 7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날은 원자력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대재앙을 직접 느끼게 된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원전사고 직후 보였던 많은 반응과 염려들은 사라지고 대한민국은 원자력발전소 실험실과 같은 단위면적 당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갖고 있는 나라, 따라서 원전사고의 위험도가 가장 높은 나라라는 우려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 생산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원자력발전과 미세먼지로 국민건강을 헤치는 석탄 화력발전을 줄이고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20%대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하였다. 2018년 현재 전체 전기 생산 원료별 비중에서 겨우 3%-이것도 쓰레기 소각이나 목재펠릿 등 선진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포함하지 않는 재료까지 포함한 것으로 유럽의 기준으로 하면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매우 획기적인 목표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제안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워킹 플랜이다. 그런데 워킹플랜 중에 ‘에너지협동조합 천 개 설립 지원’ 정책이 눈길을 끈다. 협동조합에 방점이 찍힌 이 정책을 수립한 의도는 아마도 시민의 참여를 통한 정책 달성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시민이 전기 생산에 참여하게 되면 지금까지 한국전력이나 그 자회사인 발전사업자나 대규모 전기 소비 사업자 등 공급자를 중심으로 한 전기요금 체계가 전기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인 프로슈머인 시민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확산과 실질적인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확대라는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정책 방향이 옳다는 점을 보여주는 행사가 후쿠시마원전사고 7주년 하루 전인 3월10일 남구 학익동 호미마을에서 열린다. 그것은 남구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이 건설한 1호 태양광발전소 준공행사이다. 비록 규모는 20kW로 작지만 이 조합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을과 주민 그리고 지자체와 지역 협동조합 및 시민단체가 연대를 통해 설립한 협동조합과 여기서 준공하는 발전소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걸어야 할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남구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주민이 주체가 되어 머물고 싶고 거주하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민 하나하나가 주인인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하고, 주인의식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함께 하는 사업을 만들어내야 한다. 때마침 남구청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이 마을에 주차장을 설치하고, 마을 주민과 남구청은 이를 활용할 사업을 논의하여 에너지 자립마을을 목표로 활동을 개시한다. 이런 취지에 찬동하는 환경단체인 인천환경연합과 에너지협동조합을 먼저 시작한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이 교육 및 컨설팅 그리고 출자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먼저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이어 1호 발전소를 건설한다. 이 사례가 행정안전부 우수사례로 뽑혀 포상금을 받고, 협동조합은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으면서 경영안정의 발판을 마련한다. 1호기 준공과 더불어 2호기 건설을 추진하고 또 다시 조합원을 호미마을에서 인근 동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교육 및 홍보를 시작한다. 1호기와 2호기를 발판으로 3호기는 더 큰 부지를 확보하여 구민 펀드나 시민펀드를 모아 조합원과 시민이 함께 하는 햇빛발전소를 만든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 중 일부는 가정용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위한 보조금 및 지역기금으로 사용하여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일부는 새로운 햇빛발전소 건설 자금으로 충당한다. 이러한 사례가 확산되면 구 및 지자체의 예산은 절감되고 절감된 예산은 이 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이는 주민이 머무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에너지2030정책에서 제안한 신재생에너지 효율을 달성하는 기반이 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나 마을 만들기, 에너지자립마을 등 각 부처와 지자체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이 사업들이 단지 예산의 분배문제로 끝나지 않고 사람의 문제로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될 때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가 눈에 보이고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남구가 보여준 시도가 보다 더 넓게 확산되고 시도될 때 2차, 3차의 모델 및 새로운 형태의 협업 등이 그 안에서 새롭게 탄생되리라는 점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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