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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그리고 4년의 시간들

[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18-04-19 05:57ㅣ 윤현위 (yhw0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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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 인터넷에 올라가는 시점은 아마도 수요일(18일)이겠지만 글을 쓰는 지금은 4월 16일이다. 4년 전에 세월호사건이 일어났던 그날이다.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가 생각난다. 필자는 그 학기에 박사학위논문 심사를 받아야했기에 논문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날도 밤을 새서 엑셀을 붙들고 표를 만들고 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했었다. 아침이 되어도 끝내지 못했는데 아침에 배가 사고났다는 속보를 작업하면서 봤다. 화면에서 처음 본 세월호의 모습은 상당히 기울어져 있었다. 엑셀과 화면을 보면서 “더 기울어지기 전에 가서 승객들 데리고 와야 하는거 아냐?” 그리고 계속 작업을 하니 잠시 후 전원구조라는 자막이 떴었다. 이후 너무 졸려서 그날 밤까지 잤는데 자고 났더니 관련 보도들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았고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다. 유민아빠의 말처럼 뭐하나 밝혀진 내용이 없는데 시간은 흘러서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일이 있고나서 서울시청에 설치된 분향소에 다녀왔다. 사실 그 동안 세월호를 잊고 살아왔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세월호에 관련된 다큐영화를 만들 때에 돈도 보냈지만 잊고 살았었다. 2월에 개인적인 일이 있어 목포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목포에서 해남으로 넘어가는데 목포신항을 지나는 길에 누워있는 배를 봤다. 멀리서도 알 수 있었다. 방향을 바꾸어서 세월호가 있는 가까운 곳까지 가보니 평일에는 접근이 안 된다고 한다. 당시에도 많은 유가족들과 관계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친 무표정한 눈빛과 표정들이 기억난다. 

 

 

  세월호를 실물로 보니 다시 마음에 세월호가 박힌다. 실물로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배가 정말 크다. 배 앞에서면 인간이 나약해질 수 밖에 없는 크기이다. 아이들 뿐 만 아니라 어른들도 무서웠을 게 분명하다.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람들은 유족을 위로해주기 보다 공격하거나 혹은 피로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세월호는 교통사고이고 세월호 때문에 내수시장이 바닥을 친다고 하거나 보상금을 받았는데 저 정도까지 해야하나 라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은 이야기했다. 그 와중에서 당신 자식이면 가만 있을거냐는 가정형의 질문에는 ‘거기서 그 이야기가 왜 나오나며 눈을 부라렸다’.
  그냥 가정만으로도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일을 실제 당한 사람들이 수 백 명임에도 우리는 세월호를 상당부분 외면하며 살아왔다. 물론 그렇다고 그점을 비난하고자 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일이 우리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는 말아야겠다.
  사건 당시 세월호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이었는데도 대통령은 이를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국가위기관리와 해양안전에 관련된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 이미 구속된 사람들 이외에는 자료를 조작한 정황들이 보이고 모의실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해군참모총장이 군함에 출동명령을 내렸지만 군령은 전달되지 않았고 장관이 시찰을 오면 구조에 사용되는 헬기를 의전용으로 사용했다. 유가족들이 울고 있는 현장에서도 높은 사람들이 앉는 커다란 나무 의자들은 어김없이 배치됐다.
  우린 모두 자신을 위해서 산다. 그게 나쁜 일은 아니다. 내가 진실을 말해서 내가 일하는 조직이 무너질 수도 있고 내가 어렵게 얻은 일자리가 하루 아침에 없어질 수도 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업무는 옷을 벗으면 경찰이나 군인처럼 다른 옷으로 갈아입기가 거의 불가능한 영역인 경우가 많다. 진실을 숨기고 있는 이들도 대부분은 아마도 아버지일 것이다. 양심선언을 하면 진실의 수호자가 아닌 무책임한 가장이 될 확률이 현실적으로 높다. 사고과정을 밝히다보면 굳이 사람들이 몰라도 되는 일들까지도 세상에 알려져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삶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단순한 해상사고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상사고로 현실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이해당사자와 관계자들이 자신들을 위해서 모이면 진실은 견고하게 은폐된다. 중앙정치로 올라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세월호 사건을 직접적으로 겪지 않은 우리들도 직접 그 일을 당하면 분명 우리도 지금의 유가족처럼 될 것이다. 우리에게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우리를 뒤에서 보호해 줄 장치가 무엇이 있는가? 우리나라는 군대에서 훈련 중에 총기사고가 발생해 다친 대원들을 헬기로 후송해야함에도 자신들의 헬기가 태백산맥을 넘지 못해 다른 기관에 연락하다 과다출혈로 결국 소중한 남의 집 귀한 아들들인 장병들을 숨지게 만들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노동자가 크게 다쳐도 자신들과 제휴를 맺은 병원에 가기 위해서 긴급 상황에서 먼 거리로 이동하다가 죽게 만드는 사회구조를 가진 나라이다.
  아이들의 탈출을 끝까지 돕던 기간제 교사들은 임용고시를 합격한 정교사가 아니고그 동안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끝내 순직처리를 하지 않다가 대통령이 하라고 하니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게 되는 상황이 돼서야 순직처리를 해주는 나라이다. 우리 아이들이 당한 일이 아니니까라는 안도감과 반대로 우리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라는 항변이 다시 또 결합되면 앞으로도 더 큰 일들이 계속 생길 것이다. 

 

 

   필자는 모든 행위의 당위를 개인의 올바른 양심이어야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건 각 개인에게 너무나도 많은 짐을 지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짐을 덜어내는 건 사회적 연대가 기본이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각 구성원들이 올바른 양심과 직업적 소명에 의한 행동이 가능한 현실적인 방어막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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