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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화해의 시대 서두를 필요도 새로울 필요도 없다

[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18-05-09 16:31ㅣ 윤현위 (yhw0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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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면서 어쩌면 글의 제목을 잘못 지은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조금 있다. 정국의 분위기는 남북회담에 연이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부는데 왠지 이 글의 제목은 딴지를 거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 리가 없다. 필자도 지난 10년간 정체되어온 남북관계가 어서 빨리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제목을 이리 지은 이유는 무언가 새로운 구상과 정책이 중요하기 보다는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중요하단 뜻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남북화해를 위해서 그 동안 우리는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지난 10년간 사실 실현된 사례는 많지 않았는데 그 동안 만들어온 프로그램들을 현재의 상황에 맞게 잘 추진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 한반도의 상황을 보니 국정원에서 빼돌려진 걸로 예상되는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을 선거 유세에서 용감하게 들고 부산시내 한복판에서 읽었던 김무성 의원이 생각난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NLL를 포기했다며 팔아먹었다며 시민들을 선동했었다. 2012년 대선의 일이다. 인천시 남구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그 유명한 국회의원, 대통령을 누나로 부른다던 윤상현 의원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사과나 반성 같은 일은 하지 않았다. 해안선이 단조롭고 큰 도시가 없는 동해와 달리 서해안은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고 해안선이 복잡해 그닥 평화로운 바다만은 아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표현대로 우리 입장에서는 위험이 가장 중첩되어 있는 서해안에서 공동어로구역은 이 일대의 안정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사안이었다.

  서해 공동어로구역이 처음으로 언급된 시기는 1982년 2월 1일이다. 당시 대통령이 연두국정연설 때 밝힌 ‘민족화합민주통일방안’에 기초해 당시 국토통일원 장관이었던 손재식 장관이 서해상의 공동어로구역을 설치하자고 북한에 제안하였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1982년이다. 공동어로구역이 확정되면 해군끼리 대치하는 바다가 아닌 남북의 어민들이 공동으로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다. 수산물가공이나 공동판매 등의  부가적인 협의들까지 기대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NLL를 팔지도 않았고 판다고 무슨 이득을 보겠는가.

  NLL인근 서해안을 대표하던 생선은 원래 조기였다. 연평도에 가면 임경업 장군이 조기의 신으로 모셔져 있는데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대신 현재 이 지역은 꽃게가 많이 잡히는 지역이다. 인구가 5,000명인 백령도의 주민들은 어업보다 농업에 더 많이 종사하고 있다. 이유는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서가 아니라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서 있기 때문이다. 서해5도의 문제해결은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6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는 서해연안 해양평화공권 지정 및 관리 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제출한다. 한강하구부터 백령도까지를 거대한 해양평화공원으로 조성하자는 내용이었다. 해양평화공원에는 경제·환경 등을 매개로 남과북이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렇게 되면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는 단순히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변방의 도서지역이 아닌 남북교류에 있어 해양분야 최적의 접경지역이 될 수 있다.



출처: 남정호 외, 2006, 서해연안 해양평화공원 지정 및 관리방안연구, 한국해양수산연구원.


  서해해양평화공원에 이어 2011년에는 인천에서 ‘평화도시구상’이 나온 적이 있다. 평화도시는 서해5도 지역을 북한과 함께 묶어서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받자는 내용으로 해양평화공원을 좀 더 구체화시킨 버전이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 세계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고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인접국가들의 관광객이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 지역의 평화안정을 더욱 더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서해5도 지역은 아이들의 생물교과서에 나오는 삼엽충, 암모나이트 등 화석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자연환경의 보전정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우수하다는 강점이 있다. MB정부 하에서 이 구상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 이 구상안은 인천에서 대북관련된 계획이나 구상에 늘 등장하고 있다.  



  출처: 강승호, 2011, 인천 평화도시 구상에 관한 연구, 인천발전연구원.


  이 외에도 DMZ세계평화공원에서 관련된 내용들도 그 동안 매우 많은 논의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DMZ에 인접한 지역들 중에서 서로 그 거점이 되기 위해서 경쟁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많은 정책들이 이미 있다. 억지로 새로운 내용을 만들기보다 기존에 있었던 내용들을 검토하고 지금 사안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우리는 과거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고쳐서 쓴 경험이 있는 나라이다. 정권이 바뀌면 같은 내용임에도 분명하고 그 워딩을 억지로 바꾼다거나 좋은 정책들을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많이 고사시키고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마치 자신들의 것인양 바꾸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이명박·박근혜정부 이후에 오랜만에 남북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기회가 와 있다. 교류의 순서는 점 : 점, 선 : 선, 면 : 면의 순서로 가는 게 순리다. 무엇이 먼저 필요한지가, 그러기 위해서 어떤 일부터 해야 하는지 같이 시간이 걸리더라고 지혜를 모아야한다. 협상에 따라서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보다 어떻게 하면 협상이 잘 될까부터 고민해야한다. 아마도 파주는 남북회담 기사가 나는 순간부터 부동산 문의를 하는 전화가 파주운정신도시 개발 이후로 오랜만에 폭주했을 것이다. 부러움이 아니라 답답함이 앞서는 건 필자만이 아닐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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