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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승패의 기준은 무엇일까?

[정치칼럼] 박인규 / (사)시민과대안연구소 소장

18-05-16 13:52ㅣ 박인규 (icpi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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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채 남지 않은 6·13 지방선거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각 정당마다 예비 후보들의 경선과 공천작업을 거쳐 이른바 본선 후보들이 대부분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꺾일 줄 모르는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 지지도와 모든 야당의 지지도를 합한 것보다도 높은 여당에 대한 그것은 실제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누가라도 쉽게 선거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 오히려 여당은 자만이 불러올 역풍을 경계할 정도다. 여기에 판문점에서부터 불어온 4.27 남북정상회담의 훈풍이 지난 정부시절 두터워져 가기만 했던 대립과 갈등의 얼음장을 녹여내기 시작했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과제로 나라 안팎에서 벌어지는 숨가쁜 외교전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며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6.12 북미정상회담를 향해 태풍으로 치달아 가서 모든 이슈를 날려버릴 기세다. 도무지 오르지 않는 야당 지지도에 인물난까지 겹치며 전통적인 강세지역마저 여당 후보가 앞서가는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는 마치 어떠한 호기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어떠한 반전도 끼어들 여지가 없는 ‘여당을 위한 지방선거’라는 영화의 시시한 예고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다.

경쟁은 승패를 낳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지방선거의 승패는 무엇이고 또 그 승패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이 바라보는 기준은 대개 광역자치단체장의 당선 여부나 당선자의 숫자다. 올림픽 성적의 국가 순위를 메기는 방식을 연상하게 한다. 아무리 많은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해도 금메달 하나만 딴 국가에 비해 후순위가 되어 버리는 희안한 방식말이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가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시무룩한 표정으로 시상대에 서 있는 모습을 흔히 보았던 시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동메달을 따고도 마냥 싱글벙글해 하는 서양 선수들의 모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던 적도 있다. 더욱이 축구와 같은 단체종목의 은메달이 레슬링과 같은 개인종목의 금메달만 못하게 취급되는 상황은 도무지 합리적이지 못하다.
지방선거에서는 광역자치단체장만 선출되지는 않는다.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회의원 그리고 기초의회의원도 선출된다. 광역단체장의 당선을 위해 흘린 땀이 전체 기초의원들의 당선을 위해 흘린 그것보다 결코 양적으로 많지도 않고 가치와 의미에서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그리고 광역의회의원 선거의 결과는 승자독식이다. 특정 정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환경이 조성되면 당연히 그 정당의 후보가 많이 당선될 것이다. 그러나 중선거구제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2~4인을 선출하는 기초의회의원 선거는 경우에 따라서 특정 정당 후보들이 특정 지역에서 과반수를 점할 수는 있어도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확보할 수는 없다. 어찌 보면 여소야대가 당연한 현상이다.

물론 광역과 기초의 당선자의 권한과 역할이 같을 수 없고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관계 또한 그러하다. 그럼에도 광역자치단체장의 당선 여부를 유일한 승패의 기준으로 두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광역자치단체장 일인이 갖고 있는 높은 정치적 지위와 막강한 권한으로 인해 유권자와 언론의 주요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지방자치의 본질을 생각해 보면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광역단체장 승리를 금메달 획득과 동일시하고 그 외의 각급 선거의 당선을 은메달과 동메달 획득 정도로 취급하는 한 지방자치의 발전은 더디기만 할 것이다. 설사 당선자의 지위에 따라 메달의 색깔을 메긴다 하더라도 여소야대가 상식이 될 수 있는 기초의회의원 선거 결과 역시 광역자치단제장의 당선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유권자의 대다수가 자기 지역구의 지방의원이 누구인지 조차 모른 상황에서 정당들에게 기초의회 의원의 당선 수가 승패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공허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힘 약한 소수 정당들이 그 어떤 정당보다도 열심히 뛰고 있고, 생활 정치를 위해서 마을에서 발굴되고 성장한 일꾼들이 지방의회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커져가고 있는 지금 이러한 양질의 기초의회 의원 당선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배출하는 정당이 광역자치단체장은 물론 전체 당선자 수와는 상관없이 승리한 정당으로 평가받을 수는 없을까?

아직도 지방의회 의원들의 자질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풀뿌리 지방자치의 발전이 지방의회 의원 선거 특히 기초의회 의원들의 선거결과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지방선거의 승패에 대한 관전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을 전망하는 예측치들이 결코 시시한 예고편만은 아닐 것이다. 줄투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 바짝 신경을 쓰고 노력하는 정당에 진정한 격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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