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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제 이대로 괜찮은가?

(6) 마을에서 직접 참여해보니 - 정혜진/ 마을교육공동체 '파랑새' 대표

19-08-07 07:50ㅣ 정혜진 (hhh80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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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과거 주안염전(미추홀구 주안·도화동, 서구 가좌동, 부평구 십정동 일대)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염전골 마을 탐험기를 연재합니다. 1909년 전국 최초로 시험 염전이 만들어져 1965년 경인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폐쇄될 때까지 이 일대는 염전 고유의 마을 문화권을 이루었습니다. 이제 잊혀져가는 그 뿌리를 찾고 이 일대 형성된 마을 공동체를 찾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든 행정은 주민의 위한 일을 한다. 하지만 실제 행정하는 이들이 그 마을에 거주하는 분들이 아니기에, 혹은 중앙정부에서 찍어내듯 동일한 행정을 진행해왔기에 폐단을 겪기도 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금 각 마을마다 '마을자치'라는 이름 하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마을의 필요한 곳에 예산을 제대로 투자하려는, 그래서 마을을 주민의 손으로 잘 만들어갈 계획을 짜고 있다. 그것이 지금 우리 인천 곳곳 마을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라 생각한다. 
 
우리 마을 또한 마을자치를 외치고 있고, 마을의 주민 참여를 독려하며 주민참여예산 시범마을로 준비 중이다. 올 한해 주민들이 여러번 모여 의견을 도출하고 내년에 도출된 의제를 실행하는 형식이다.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일반 주민들의 인식은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경험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는 외국의 좋은 방식을 흉내내기에 급급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급한 마음에 필자가 실제 현장에서 겪어본 주민참여예산 제도에 대해 얘기해본다.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실려 있는 주민참여 제도 설명 모형
 
 
주민참여 예산제를 처음 접했을 때는 드디어 우리나라도 이제 마을 안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참여해 보니 내 생각과 많이 달랐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마을에서 주민참여예산의 공식적인 모임은 2회가 진행됐다. 첫 회에는 주민참여 예산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분과를 선정하였다. 그 후 분과 별 모임이 진행되었지만 바쁜 일상으로 참여하는 인원은 많지 않았다. 2회차에는 각 분과마다 안건을 상정하고 그 안건을 토론하여 내년 사업에 반영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참여했던 분들에게 그날 어떤 안건이 상정되었냐고 묻는다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 몇이나 될까?

분과 별 토론시간은 30분 정도. 그나마도 적는 시간 10분 감안하면 20분이 전부인 상황. 진정한 토론은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하고 그 내용으로 다수를 설득 하는 것인대 주장 만 할 뿐 설득한 시간은 없었다. 모두 주장 만하고 제대로 설명되지 않으니 우리 분과에서 나온 이야기조차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안건 상정이 과연 충분한 논의 끝에 진행되었다 보기 어려웠다. 이렇다 보니 다른 분과에서 상정된 안건이 무엇인지 공유되지 않고 그대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다른 분과의 상정 안건에 문제가 있다 생각하더라도 논의·토론될 수 없는 구조였다.

  

네이버 지식인에 설명되어 있는 주민참여예산제
 
 
몇몇 주민들이 마을을 대변할 수는 없다. 마을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살아가는 인원 수 만큼 마을안의 문제들은 다양하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들이 스스로 의견을 내고 합리적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돕고, 마을마다 마을에 맞는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의견들을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중간점검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엇인가 단기 내에 실적이 나야 하는 것에 매달려 우리는 더 큰 것을 놓치며 진행하는 것 같다'고 같이 참여한 마을주민들이 이야기한다.

‘집단토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참여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많은 사람들의 찬반 투표를 거쳐 의사결정이 돠야 한다. 이를 위해 발언자는 사전에 많은 것을 준비하고 광장에서 토론이 진행된 후 다수의 이해를 얻어내는 준비가 있어여 한다. 그런데 실제 주민참여예산제 현장에서는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조차 충분한 토론이 진행되지 않아 이해가 되지 않는데, 한번도 참여하지 않은 지역주민은 어떻게 이해시킬지 걱정이 되었다.
 
주민참여예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분들이 나와 다양한 토론을 진행해야 한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합의점을 도출하고 합의된 내용은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마을에서 오랜 기간 봉사하고 계신 통·반장님부터, 주민자치위원회, 그리고 각 자생단체, 상인회, 학교 등과 일반 주민들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주체들이 나와 토론될 때 진정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펼쳐질 것이다. 그 과정에 주민을 어떻게 참여시킬 것인지, 주민들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지, 주민의 이야기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함께 깊이 고민하고 제도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구색 맞추기식 주민참여예산제가 아니라 실제로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주민참여예산제가 되기 위해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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