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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감축 공방과 이기는 프레임

[정치칼럼] 김송원 /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18-02-07 09:16ㅣ 김송원 (42329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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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지난 4년간 3조 7천억 원의 부채를 감축해 재정위기 ‘주의’ 자치단체를 벗어나게 됐다는 유정복 시장의 발표에, 오는 6월 지방선거 시장 출마가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국회의원이 발끈했다. 자신의 의정보고회 자리에서 “지금 정도 부채 감축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고 반박하고 나선 거다. 한데 유 시장도 자신의 폐이스북에 “정치적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인천시 모든 공직자와 인천시민의 노력을 폄훼하는 분이 주민의 대표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넘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라고 받아치면서 저잣거리엔 때 아닌 ‘부채 감축’ 공방이 한창이다. 시의회로 확전돼 대리전까지 펼쳤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지역 언론은 앞 다퉈 이들 공방을 다루면서 선거 분위기 띄우기에 들어갔다.


# 인천시의 부채 문제, 또 선거 쟁점?

오늘의 부채 감축 공방을 보면서 갑자기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가 떠올랐다. 그는 인지언어학을 창시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정치담론의 프레임 구성에 대한 전문가로서 다수의 미국 민주당 지지단체, 진보적 여론조사 단체, 홍보회사 등을 상대로 프레임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상대편의 언어는 어떤 프레임을 끌고 오는데, 그것은 내가 원하는 프레임이 아닙니다.”고 자문한다. 일례로 워터게이트 사건 후 한창 사임 압력을 받던 닉슨 대통령이 TV에 나와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하자 그 때부터 모두가 그를 사기꾼으로 생각하게 됐다는 거다. 이는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프레임 구성의 기본 원칙을 가르쳐주는 유명한 일화다.

부채 감축 공방으로 돌아와, 먼저 ‘부채 감축’이란 언어를 ‘누가 만들었느냐’를 따져보자. 지난 4년간 재정건전화 정책을 편 유 시장의 언어다. 어찌됐건 재정위기 ‘주의’ 단체를 벗어나게 한 장본인으로, 재정위기 문제로 낙선한 역대 시장들과 비교되는 건 사실이다. ‘부채 감축’은 그를 떠올리게 하는 언어라는 거다. 그럼에도 상대 진영에선 그의 언어를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명분과 일념으로 마구 남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유 시장의 ‘부채 감축’ 프레임에 갇혀 유 시장만 홍보해 주는 꼴이다. ‘코끼리’는 공화당을 상징한다. 민주당이 자기 언어를, 다시 말해서 이미 공화당과 차별성이 있는 자기만의 정책과 가치를 생산해서 주창하라는 거다. ‘부채 감축 진실’ 공방이 누구에게 막판 승리를 안겨줄 건지 돌아볼 일이다.


#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승부해야

오히려 인천시민은 쟁쟁한 시장 후보들이 인천 발전을 위해 보다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경쟁하길 바란다. 다행히도 민선 7기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촛불민심을 반영한 개헌과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여서 인천시민의 바람을 반영하기에 절호의 기회다. 우선 국민이 바라는 개헌은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 실현이다. 시민이 바라는 지방분권형 개헌 과제는 지방선거의 정책과제와 맥을 같이한다. 일례로 ‘인천시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참여’ 정책은 지방정부가 공사의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해 국가사무인 항공정책에 관여하겠다는 지방분권적인 발상이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공항이 인천에 있어도 “인천시가 어떤 정책 개입도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란 매우 상식적인 의문에서 출발한다.

이런 과제는 숱하게 많다. 노무현 대통령 때 추진 계획을 짰던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지방이양이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때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만약 해양수산청, 중소기업청, 환경청 등이 제때 인천시에 이양됐다면 지역경제는 일찍 제자리를 잡았을 거다. 인천항만 보더라도 중앙집권적 관료주의와 지역 패권적 정치구조에 기반 한 항만정책으로 항상 홀대받아왔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지방분권형 개헌을 운위할 때다. 도시경쟁체제로 전환된 국제환경에 뒤늦게나마 참여할 기회가 온 거다. 당신이 인천의 동량지재를 자처한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형 분권과제를 발굴해 상대 후보들과 경쟁해야 한다. ‘인천형 분권과제’는 ‘이기는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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