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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모산 물줄기 만나 河川을 이루다

(2) 소래산과 운연천, 물고기와 보 /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18-02-13 15:47ㅣ 장정구 (namukkun@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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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이 생기고 다니기가 많이 편해졌어”

“가로등이 거의 없어 밤이면 사방이 깜깜해 무서워”

 

인천지하철2호선 종착역인 운연역. 함께 내리는 할머니가 꾸부정한 허리를 세우며 말씀한다. 역사(驛舍)를 나서자 전철역을 만들고 상부를 덮어 조성한 듯한 말끔한 보도블록 광장이 나온다. 비닐하우스는 사유지이니 들어오면 안된다는 듯 양쪽으로 철조망이 둘러쳐진 광장에는 운동시설, 쉼터, 벤치, 정자가 듬성듬성 놓여있다. 운연어린이공원이라는 푯말이 보인다. 정자 아래에서는 쓰레기종량제봉투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한쪽에는 음료병, 담배갑, 커피캔통, 물병 등 각종 쓰레기 담긴 종이상자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쓰레기가 보인다. 공원 앞 도로에는 파란색 버스 한대가 서 있고 저 멀리 야트막한 산 사이에 이미 산보다 높이 솟은 아파트 공사현장 크레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운연역을 나와 조금만 걸으면 두 개의 다리를 만난다. 하나는 전철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널직한 다리이고 또 하나 간신히 차 한 대 지날 수 있는 옛날 다리이다. 다리 밑이 운연천이다. 머리를 들어 물이 흘러오는 방향을 보니 삼각형의 뾰족한 산이 보인다. 소래산이다. 운연천은 소래산과 관모산에서 시작된다. 소래산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과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고 관모산은 인천대공원 남쪽의 산이다.

 




안성의 칠현산에서 금북정맥과 갈라진 한남정맥이 수원의 광교산, 안양·안산·군포의 수리산을 지나 서북쪽으로 더 뻗으면 소래산을 만난다. 백두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인천에 들어서며 처음 만나는, 우뚝 솟은 산이 소래산이다. 뱃길로 인천에 올 때 팔미도를 지나면서 육지 에 우뚝 솟아보이는 산이 바로 소래산이다. 소래산은 뱃길의 이정표로 낮의 등대인 셈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소래산은 인천부 동쪽 24리에 있는 인천의 진산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소래산에서 남서쪽으로 흘러내린 능선 끄트머리쯤, 등산로에는 인천광역시 기념물 3호로 지정된 김재로 선생의 묘가 있다.

 

김재로 선생은 조선 숙종 때 우의정을 지낸 김구의 아들이다. 숙종 36년 문과에 급제하여 여러 관직를 거친 후 대사간에 올랐다가 경종2년에 신임사화로 파직되었다. 영조4년 이인좌의 난이 일어나자 충주목사가 되어 난을 평정하는데 공을 세웠다. 그 후 판서, 우의정, 좌의정을 거쳐 영조 16년 영의정에 올랐다. 50여년을 관직에 있으면서 거의 절반을 상신(의정부의 삼정승)으로 지냈다. 아들인 김치인 선생도 우의정, 좌의정을 거쳐 정조 때 영의정에 올랐다. 묘역에는 무덤 뒤에 토담을 두르고 묘비, 상석, 망주석, 석등, 양석 등을 갖추었다.

 

황희, 심온, 김수항, 김재로의 공통점은? 이들은 모두 조선시대 영의정을 지낸 인물들이다.

황희와 황수신, 심온과 심회, 김수항과 김창집, 김재로와 김치인. 조선시대 명문가와 세도가가 여럿 있겠지만 아버지와 아들 2대에 걸쳐 영의정에 오른 집안은 손에 꼽히는 정도이다.

 

김재로 선생의 묘에서 오른쪽으로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면 남동구청에서 만들어놓은 물웅덩이들이 나온다. 시민들에게 ‘선진 생태도시, 명품도시 인천건설’에 협조해달라며 ‘자연생태계의 건전성과 다양성 증진을 위하여 야생동식물 서식공간으로 조성한’ 웅덩이들이다. 이 물웅덩이에서 시작된 물은 관모산에서 온 물줄기를 만나 운연천이 된다. OO카페, OO추어탕, OOO매운탕과 오리고기. 개울에서는 음식점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허~연 물과 검은 비닐과 흰 비닐, 스트로폼과 소주병 등 쓰레기들로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함께 해요! 운연천 살리기’ 민간단체 수질보전활동 입간판과 현수막이 무색하다.

 

<운연천 보(洑)>


운연천에는 보(洑)가 여럿 있다. 보는 각종 취수, 배의 이동 및 친수활동 등을 위해 수위 또는 유량을 조절하거나 바닷물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하천의 횡단 방향으로 설치하는 시설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구축한 국가어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인천지역 하천의 보는 총 16개다. 굴포천, 계양천, 운연천, 심곡천, 공촌천, 대포천, 삼동암천 등에 있는데 이 중 5개는 농업용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기능과 목적을 알 수 없다. 인천시와 기초지자체는 보가 설치된 시기, 목적 등에 대한 기본현황자료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채 3킬로미터가 안되는 운연천에 8개나 있다. 평균 300미터 간격으로 보가 있고 인천하천 보의 절반이 운연천에 있다. 운연천의 보들 중에는 보와 하천변 사이가 침식되는 세굴(洗掘)현장이 발생하여 조치가 시급하다. 보는 주로 농업용수 취수 목적으로 이용되어 왔지만, 농경지가 도시화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했거나 관리가 소홀하다. 하천 생물 이동의 단절, 수질 악화, 생물 서식처 악화 등의 보를 철거하여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하천복원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제2경인고속도로 다리 밑을 지난 운연천은 뒷방죽들을 지나 앞방죽들에서 소래산 마애상 옷주름을 흘러내린 신천을 만난다. 뒤방죽들에는 서창뉴스테이 아파트가 빼곡하게 올라가고 있다. 신천에서는 자연형하천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인천시도 2020년까지 운연천 개선사업에 18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란다.

 

백중사리가 되면 밀물은 소래를 거쳐 앞방죽들까지 밀려 들어온다. 물이 맑아지고 보가 철거되면 물고기들이 소래산 계곡과 인천앞바다를 오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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