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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멘토를 만나다

(47) 건강한 노년의 삶을 향하여

18-03-13 07:33ㅣ 은옥주 (myway3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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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공감미술치료센터' 은옥주 소장과 미술치료의 길을 함께 걷고있는 딸(장현정), 아들(장재영)과 [미술치료사 가족의 세상살이]를 격주 연재합니다. 은옥주 소장은 지난 2000년 남동구 구월동에 ‘미술심리연구소’를 개소하면서 불모지였던 미술치료에 투신, 새 길을 개척해왔습니다. 현재는 송도국제도시에 '공감미술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분이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셨다. 백발에 자그마한 체구, 온화한 목소리, 상큼한 미소를 지닌 노학자, 바로 김형석 교수님이다. 교수님과의 만남은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시작된다. 미션스쿨인 학교에서 3일간의 부흥회 강사로 오셨었다. 그때의 그분은 잔잔하고 조용하게 인생관과 가치관을, 또 참 많은 이야기들을 어린 내 마음에 쏙쏙 들어오게 말씀해주셨다. 나는 3일 내내 웃기도 울기도 하며 큰 감명을 받았었고 그 뒤부터 그분의 수필집이 나오면 바로 사서 밑줄을 치며 책이 너덜너덜 할 때 까지 읽고 또 읽었었다. 그 책은 사춘기의 자아정체감 확립이라는 중대한 발달과제 앞에서 혼란을 겪고 있던 나에게 참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그 이후 숨 가쁜 세상살이에 파묻혀 잊고 있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유튜브 검색을 하다가 나타난 그 분의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98세의 연세에도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여전히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주시는 교훈들에 참 큰 울림이 있었다. 우선 그 분이 아직도 살아계신 것이 너무 고마웠고 다시 그 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어리고 철없던 소녀가 이제 노년을 맞이하였다. 정답도 예행연습도 없는 인생길에서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될지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성을 찾기에 충분한 교훈을 얻어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 생을 뒤 돌아보면 실수투성이, 부족함이 많은 삶이었지만 ‘사랑이 있는 고생’은 행복이며 살아오면서 겪은 어려움 속에 사랑이 있다는 말씀은 큰 위로가 되었다. 그 분의 말씀에 의하면 60세부터 75세까지는 마음의 평안을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나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나이이며 이 시기를 잘 보내면 노년이 좀 더 평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좋은 책을 읽고 자신을 성찰하며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하였다. 아, 그렇구나. 인생의 황금기 속에 나는 살아있구나, 나를 가꾸고 키워나가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 분처럼 온화하고 부드럽게, 배려있는 노인으로 나이 들어가고 싶어졌다. 삶을 살아오신 깊은 사색과 체험이 담긴 진솔한 가르침들이 노년을 맞이한 내 마음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나는 요즘 저녁마다 그 분의 가르침을 들으며 잠들고 있다. 나를 무척 사랑해주시던 우리 할아버지처럼 그분의 가르침 속에는 따뜻한 사랑이 있어서 내 마음에 안심과 위로해 주시는 힘이 있다. 나도 저렇게 아름답게, 순하고 부드러운, 그러나 가슴에 남는 권면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생긴다. 50쯤 되면 80대의 자신의 모습을 꼭 생각해 보라고 하셨는데 나의 남은 생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지 다시 그림을 그려보아야 겠다.
 
참 신기하게도 김형석 교수님은 사춘기의 방황하는 나에게 강의와 글로 멘토가 되어 주셨는데, 70이 다 되어가는 노년기의 나에게도 또 다시 아름다운 멘토로서 다가오신다. 생의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되어 주시고 삶의 모델이 되어 주시는 분이 계심에 감사하다. 나이가 들어 몸은 움직이는 종합병원처럼 많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아직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마음은 참 행복하다고 활짝 웃으시는 교수님, 더 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어본다.
 
은옥주 공감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사진출처 :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209316&memberNo=2117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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