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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훌륭한 예술기획자들 충분히 인정받았으면”

[인터뷰] 순천교향악축제 예술감독, 조화현 아이신포니에타 대표

17-09-03 12:50ㅣ 배영수 기자 (gig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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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현 아이신포니에타 대표. 순천만교향악축제의 예술감독으로, 축제 전반에 걸쳐 진행을 이끌었다. ⓒ배영수

 

몇 달 전 인천지역 인사들의 SNS에서는 ‘민간 클래식 문화공간’으로 선례가 그렇게 흔치 않은 ‘콘서트하우스 현(이하 콘하현)’의 운영난으로 문을 닫게 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자체 및 예술인단체 지원이 올해 모두 끊어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는 것인데, ‘아이신포니에타’의 조화현 대표에게 확인을 해본 결과 사실이었다. 그러나 당시 조 대표는 그런 가운데서도 할 수 있는 공연은 계속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런 가운데 조 대표가 최근 SNS를 통해 한 지방 클래식 음악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아 현지 축제를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은 순천만정원에서 열린 ‘순천만교향악축제’가 바로 그것. 인천지역의 문화예술기획자가 서울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의 큰 음악축제에 예술감독을 맡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닌 데다, 몇몇 지역 인사들은 조 대표를 격려하기 위해 순천행을 한다는 이야기를 SNS 등을 통해 전하기도 했다. 이에, 기자는 순천으로 내려가 조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순천만교향악축제 무대. (팬 아시아 필하모니아와 순천시립합창단) ⓒ배영수


 
-  인천에서 꾸준히 일했던 인물이 어떻게 순천과 연이 닿았나?

조화현 아이신포니에타 대표 (이하 조) : 사실 인연은 3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순천만정원이 국가정원이 된 날 이를 기념하는 개막공연에 우리 아이신포니에타가 소개됐다. 그때 우리는 팬들, 후원자들과 같이 1박 2일 코스의 음악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걸 첫 인연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이 지역의 대표 예술축제인 ‘항꾼에 즐기는 아고라 순천(이 지역 매체 등에 따르면 지방축제임에도 200팀이 넘는 참여신청접수가 들어온다고 한다)’에 심사위원 역할을 했는데, 아마추어부터 프로 예술인들까지 모이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는 그때 느낌이 참 좋았다.

 
- 생각보다 인연이 오래 된 것 같은데?

올해 인천지역에서의 지원이 모두 끊어지면서 힘들었는데, 사정을 아는 이곳 인사들이나 예술계 인사들이 순천에서 꿈을 한 번 키워보는 것도 생각해 보라고 권유가 많이 있었다. 순천이 아직 클래식 저변화가 안 되어 있기는 하지만, 순천 쪽의 축제 관계자분들이 실제 콘하현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오기도 하는 등 교류가 꾸준히 있어왔다.

 
- 올해 이 예술감독 자리는 위촉이 된 건가?

작년에도 순천에서는 교향악축제가 있었다더라. 그런데 그땐 변변한 예술감독 한 명 없이 진행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순천시에서 이번에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전부터 인천과 순천을 왔다 갔다 하면서 교류한 부분, 그리고 클래식을 잘 모르는 시민들이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획자를 우선순위로 했던 측면 등에서 내가 비교적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하더라.
 


순천만교향악축제를 보러 온 지역 관객들. (지난 2일 풍경) 지역 축제 치곤 상당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배영수

 

- 그럼 순천지역에서 나름 인정을 받은 것으로 봐도 된다는 얘긴데?

맞다. 지자체에서 인정을 받은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 나름 나라는 존재와 역할을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서. 실제 나는 예술감독이지만 축제 전반에 걸쳐 홍보도 신경을 썼고, 축제 준비과정에서 삐그덕대는 부분이 있을 경우 내가 직접 조율을 했다. 그런 부분을 이 지역에서 인정해 주시는 것 같다.
 

- 전체 인구 30만이 채 안 되고 자체적인 지역경제도 적은 순천에서 열리는 행사 치곤 섭외된 음악가들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데 어떻게 다 섭외를 했나?

사실 이 축제 첫날 출연한 조수미는 작년부터 지역에서 추진이 되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예술감독직을 한 뒤로는 조율만 했고, 나머지가 내가 섭외한 부분이다. 마지막 날의 출연진인 양방언은 아이신포니에타가 그분 곡들을 자주 연주하기도 했고, 실제 그분과는 SNS 친구인데 수시로 ‘기회가 되면 한번 모시고 싶다’는 얘길 하곤 했었다. 마침 이 축제의 예술감독이 되고 나서 지역에선 폐막공연을 할 만한 뮤지션을 원했고, 내가 양방언 측 기획사에 직접 요청을 넣어 이루어졌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 출신의 대가로 러시아의 첼리스트 키릴 로딘 역시 직접 섭외한 경우다.

 


순천만교향악축제 2일 무대에 오른 러시아의 첼리스트 키릴 로딘. 조화현 대표가 직접 섭외해 이날 공연 및 마스터클래스 등 일정을 소화했다. ⓒ배영수

 

- 순천이 국가정원 지정 이후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걸로 아는데, 그런 걸 감안한 음악축제로 그림을 그렸다고 들었다. 무슨 얘기인가?

큰 그림은 독일의 발트뷔네(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984년을 시작으로 매년 6월 마지막 일요일에 정기 공연을 하는 2만 석 이상 규모의 야외 원형극장, 유럽의 저명한 지휘자들이 이곳에서 지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를 생각했다. 그만큼 많은 애호가들이 오고 싶어하는 축제를 만들고 싶었고, 첫날 조수미의 경우에는 공연에만 3만 명의 인파가 몰려 스크린을 네 대나 설치해야 했을 정도였다. 마침 순천만의 국가정원을 이용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가족 단위로까지 와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축제를 만들고 싶었던 것도 큰 그림에 포함이 됐다.

 


순천만교향악축제의 지난 31일 무대에 올랐던 조수미. ⓒ민경찬


 
- 인천지역의 문화계 인사가 지방 축제의 예술감독을 하는 건 흔한 경우는 아니지 않나.

사실은 클래식 음악 축제의 예술감독을 하는 건 내 꿈 중 하나였다. 사실 인천에서도 송도신도시에서 야외음악회를 했던 적은 있었는데,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장이 바뀌거나 하면 없어지고 그래서 좀 아쉬웠는데 나름대로 여기서 꿈을 이룬 게 되는 거다. 어쨌든 지역에서는 ‘조화현이 와서 잘 됐다’는 반응이 서서히 오고 있는데 그런 얘길 더 많이 듣고 싶은 것도 사실이고, 올해부터 마스터클래스(명인이 직접 레슨을 해주는 것)와 서브 무대 등의 프로그램도 했는데 차후엔 경기도 가평의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처럼 순천 전역에서 열리는 형식으로 넓히고 싶다. 사실 나 말고도 인천에서 역량 있는 예술인들, 기획자들은 참 많은데 생각보다 인정을 못 받고 있다. 그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 앞으로 인천에선 어떻게 활동하게 되나?

사실 인천서는 올해 여러 지원이 끊어져서 영향이 적잖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그마한 공연들은 할 수 있으면 하려고 한다. 콘하현의 운영비가 충당이 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그나마 소극장 지원사업에 선정이 돼서, 운영비까지는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12월까지 네 번의 공연(음악 공연, 북 콘서트 등)은 예정돼 있다. 아이신포니에타의 운영도 계속될 것이고, 현재 소화하고 있는 경인방송 등에서의 방송활동도 계속된다. 순천에서 크게 쓰임을 받게 됐지만 인천에서도 역량을 발휘해서 쓰임 받는 사람 될 수 있도록 지역에서도 음악활동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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