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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는 수평구조, 자율성 등 기반되어야”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정책의 현황과 과제’ 토론회 열어

17-02-02 14:39ㅣ 배영수 기자 (gig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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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에서도 지역 활동가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생활문화’의 정책 현실과 과제를 이야기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주제발표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자발성’과 ‘수평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공통적인 주장을 제기해 향후 여론화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1일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생활문화정책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인천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독일 등 유럽에서 그 의미가 정립된 ‘문화민주화’의 토양을 만들기 위한 정책방향이 잡혀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의견을 함께 했다.
 
토론회의 첫 번째 주제발표는 정광열 한국문화관광연구와 선임연구위원이 ‘생활문화정책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시작했다. 정 연구위원은 “생활문화라는 개념이 최초로 나온 것은 지난 1990년 문화부가 ‘문화발전 10개년 계획’을 수립하던 시기였고 당시의 기조는 소수가 누리던 문화를 다수가 누린다는 것으로 출발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때문에 당시에는 문화영역에 대한 복지, 문화 향유권 확대(문화바우처 사업 등)를 생활문화의 개념으로 잡았다는 것이 정 연구위원의 설명. 정 연구위원은 “당시 문화부 내에는 생활문화국이라는 조직이 있었는데, 출범 당시에는 문화 향유권 확대 및 전통생활양식 등을 주관하는 부서였고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광열 한국문화관광연구와 선임연구위원. ⓒ배영수

 
정 연구위원은 최근 생활문화의 관점이 ‘자발적이며 주체적’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때만 해도 생활 속 문화라는 개념이 있었으나 그 활동주체는 예술가들이었다”면서 “낙후된 지역의 벽화를 그리고 마을을 가꾸는 것이 생활 속 문화로 불렸으나 이 역시 방식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문화의 개념은 지역주민 및 문화수요자들이 문화시민으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위해 일상에서 문화기획 및 과정에 자발적이며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문화 활동”이라 말하며 “문화를 일상으로 확산하는 공급자 관점의 문화 등과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특정 분야에 정통한 예술가가 생활예술 명목으로 지역민들을 끌어가는 다수의 사례는 생활문화로서 그리 바람직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성희 남구 학산문화원 사무국장 역시 이에 대해 동의하며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일선에서 운영하는 상황에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전문가들부터 생활문화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수용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의견.
 
박 사무국장은 “우리가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가 교양 강좌 같은 외연에서 벗어나 마을 주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주민과 함께 기획하고 창작하고 발표하면서 축제화를 시키는 1년 단위의 사업을 진행하는데, 여기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들이 지역주민들을 ‘파트너’로 인식하기보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마치 계몽을 하려고 집중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문화에 대한 차별성 및 변별성은 반드시 필요하고, 매개자로 섭외되는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스스로 문화자치영역을 구축하겠다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면서 그런 분위기를 현장에서 전방위적으로 만드는 게 옳다”고 말했다.
 


박성희 남구 학산문화원 사무국장. ⓒ배영수

 
김경택 생활예술동아리연합 놀이터 기획실장도 “전문가 등이 이미 만들어진 것을 주민들더러 그냥 이용하라고 하거나, 이와 비슷한 자세를 보인다면 지역 주민들이 소외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면서 “지역 주민들이 주체적인 활동을 하라는 게 생활문화인데 그 주인의 영역을 전문가들이 장악하는 셈이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김 실장은 “주민들은 ‘종속’의 개념이 아닌, ‘주체’로서의 확보가 중요하고 매개자들은 이에 대한 인지 및 수용도 해야 한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함께 토론하거나 공론의 장을 만드는 등의 과정을 밟아간다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는 임승관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 대표가 ‘생활문화 공동체 지원과 활성화 요인’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임 대표는 “최근 국정농단으로 일어난 촛불집회는 아무도 기획을 한 게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자발적인 문화 행동을 국가가 지원하는 이유, 또 왜 시민들은 생활예술을 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 자발성을 위한 지원방식 중 통제하는 방식이 좀 많은데 이를테면 전문가의 컨설팅을 따르게 하고 교육하고 그런 식의 진행이 마을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이것 갖고 인센티브 도입 하면서 경쟁하게끔 하는 방향으로 가는데 이는 자율성 및 자발성과는 거리가 먼 다른 통치방식에 불과하며 어쩌면 산업사회의 이데올로기일 수도 있다”고 정부 지원에 대해 비판의 자세를 견지했다.

 


임승관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 대표. ⓒ배영수

 
임 대표는 “생활문화는 기본적으로 지역의 생활예술 공동체가 이끌어가게 되는데, 특정 인원이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고 모두가 다 눈치 안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수평구조를 만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율적 협동 및 공동체(혹은 공유지) 등을 훼손 혹은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과 제재, 그리고 정부 정책지원에 지나치게 기대지 말고 자립성을 확보해 민-관 협업에서의 수평적 균형 확보 등이 중요한 작업”이라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 플로어에서는 생활예술정책에 대한 전문예술인들과의 갈등 국면이 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에도 인천아트플랫폼에 생활문화센터가 구성되자 전문예술인들 일부에서 “우리 지원도 열악한 판에 주민센터(동사무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왜 인천문화재단이 해서 우리 지원 영역을 줄이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이에 정광열 연구위원은 “재정지원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예술가들이 지원에 기대는 것보다는 오히려 생활문화를 통해 시장 확대에 따른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그들에게도 더 나은 부분”이라며 “자기들이 계몽자로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같은 참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며 해외 주요 국가들은 이미 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예술가로 성장하기 위해 학위나 등단 등 전문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향후 생활문화의 정착을 통해 ‘예술가는 반드시 직업예술인’이라는 영역은 허물어질 것이며 그게 생활문화의 궁극적인 목표와 가치가 될 것”이라 말했다.
 
문화재단 관계자와 기타 참여자들 역시 “주민센터에서 생활문화영역을 챙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문화재단이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적 정책의 방향에 대한 정립과정을 바람직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향후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 말하며 생활문화의 정착에 공감했다.
 
한편 인천문화재단의 손동혁 정책연구팀장과 우상훈 생활문화팀장 등 재단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기는 한데, 최근 국정농단 사태로 얼룩진 문화부가 향후 어떻게 될 건지, 그리고 현재 예산이 바닥 나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상황을 볼 때 한 차례의 재편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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